한국경제신문, 월스트리트 저널과 같은 경제 기사를 보게 되면, 처음 접하는 사람은 뭐가 뭔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단어가 나옵니다. 증권, 금융시장, 또는 금융기관과 관련된 기사는 다양한 전문용어로 빼곡하게 차 있어 읽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보기와는 달리 금융환경은 그렇게 혼란스러운 세계는 아닙니다. 금융환경에는 다양한 시장이나 상품이 존재하지만, 모두 존재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씩 차근차근 알아가다 보면, 금융환경을 이루는 다양한 구성요소에 대해 알게 되고, 각자 시장에 참가하는 목적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각각의 목적을 알게 되면,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이해할 수 있고, 이를 만족시켜주기 위해 발생한 상품을 공부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매일같이 혁신을 거듭하는 시장 속에서, 변하지 않는 항목 중 하나인 시장의 참여자들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시장의 참여자들
투자에 관해서 공부하려면, 가장 먼저 투자의 구성 요소를 알아야 합니다. 기본 투자론에 따르면, 넓게 조망해 보았을 때 금융시장에는 세 가지 유형의 주요 참여자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기업입니다.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순 차입자 (net borrower)입니다. 기업은 공장과 설비에 투자하기 위해 자본을 조달합니다. 이들이 실물자산을 통해 만들어낸 소득은 기업이 발행한 증권을 매입한 투자자들에게 수익으로 제공됩니다.
두 번째는 가계입니다. 가계는 기본적으로 전형적인 순 저축자 (net saver)입니다. 가계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려는 목표로 발행하는 증권을 매입합니다.
세 번째로, 정부입니다. 정부는 세수와 정부지출 간의 관계에 따라 차입자가 될 수도 있고 대여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정부는 지속해서 재정적자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세수가 정부의 지출 보도 적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정부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자금을 조달해야만 했습니다. 이때, 재무성 채권(Treasury bill, note, and bond) 발행하여 일반 투자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반대로 1990년대 후반부에는 정부 재정이 흑자로 돌아서서 발행된 부채의 일부를 상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금융중개 기관
기업, 가계 정부의 상호작용은 보통의 경우 다이렉트로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개인들에게 직접 증권을 매각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이지요. 주식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회사 주식의 일부는 개인들이 소유할 수 있지만, 주식의 50%에 해당하는 정도는 연기금, 펀드, 보험회사, 그리고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이 보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금융기관은 증권발행자인 기업과 증권의 최종적인 소유자인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거래를 중개해주기 때문에 금융중개 기관(financial intermediaries)하고도 불립니다.
가계는 저축된 금액을 바람직한 대상에 투자하기를 원하지만 규모가 작아서 직접 투자하기는 어렵습니다. 정보도 부족하고 돈도 모자라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잘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때문에 구매자와 판매자를 이어주는 금융중개기관(financial intermediaries)이 발전해왔습니다. 금융중개기관의 예시로는 은행, 투자회사, 보험회사, 신용조합 등이 있습니다. 금융중개기관이 하는 대표적인 일로는 자금조달을 위해 자신의 증권을 발앻하고 그 자금으로 다른 기업의 채무를 매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은행은 예금을 받음으로써 자금을 조달하여 그 자금을 다른 차입자에게 대여합니다. 여기서 예금자에게 지불하는 금리와 차입자에게 부과하는 금리가 차이가 나는데, 이 차이를 금리 스프레드라고 하며 은행의 이익의 원천이 됩니다.
투자회사, 보험회사, 신용조합도 모두 중개역할에 있어서는 비슷한 편익을 제공합니다. 이들 금융중개기관은 먼저 다수의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대형 차입자에게 대규모 자금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다수의 차입자에게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상당한 수준의 분산투자를 달성할 수 있고, 그래서 개별적으로는 아주 위험해 보이는 대출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개 기관은 많은 사업 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구축하고 위험을 평가하고 감독하는 데 있어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요약하자면 시장의 참여자는 크게 가계(개인), 기업, 정부로 나눌 수 있고 세 참여자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자산을 증식시킵니다. 개인은 근로소득의 저축과 투자를 통해, 기관은 설비를 세우고 거기서 비롯된 실물자산에서 창출된 소득을 통해, 정부는 세수를 통해 자금을 조달합니다.
이 중에서 기업과 개인은 다이렉트로 상호작용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둘 사이의 거래를 원활하게 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금융중개기관인 것입니다. 금융중개기관은 개인에게는 소규모 투자자가 얻기 힘든 정보와 투자경험의 공유를, 기관에게는 사업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