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리하는 인간이다. 여기서 정리는 그냥 청소만 하는 것과는 다르다. 내가 어떠한 행동을 하고자 마음먹었을 때, 가장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을 나는 '정리한다'고 표현한다.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된 바탕화면이나, 깔끔하고 효율적인 책상 세팅이 그렇다. 나는 정리하는 행위자체에 즐거움을 느낀다. 무질서에서 하나씩 체계를 잡아 나가는 것이 재미있다.
처음에는 내가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인간이라 정리에도 집착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게임에서도 인벤토리를 정리하느라 보스몬스터 레이드를 미루는 내 모습을 보면서, 아무래도 나는 그냥 정리하는 것이 좋다는걸 알았다.
지금 내 방에는 컴퓨터를 놓는 장소 (업무), 책을 읽는 장소 (자기계발), 각종 잡동사니, USB, 게임기를 두는 장소 (오락) 등 장소별로 목적이 나뉜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 나는 내가 원할 때 하고싶은 업무를 내 방안에서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1일차에 작성한 나의 미래도 비슷한 맥락이다. 단지 내 활동의 범위가 방에서 세계로 확장되었을 뿐이다. 미래의 내가 원하는 모습은 블로그, SNS, 유튜브 등 플랫폼을 이용한 사업이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내가 조금만 일해도 알아서 돈이 벌리는 시스템. '잘 정리된' 사업 모델이 나를 경제적 자유로 이끌어 주는 것. 넓은 집, 페라리, 청담동의 피부과 예약은 그런 시스템에서 비롯된 나의 일상인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꿈을 이룬 나는 완성된 시스템 하나로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기존의 시스템에 추가로 새롭게 돈이 벌리는 구조를 탐구하며 시스템을 추가해나간다. 나중에 가면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주는 방법조차 체계화시킨다. 이름하여 '시스템메이커'가 되는 것이다.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기존의 무질서에서 정형화된 기법을 고착화 시키는 것. 그것이 내가 잘하고, 내가 좋아하는 나의 정체성이다.
그래서 나는 자청과 같이 다양한 사업체를 운영하는 계열사의 CEO가 될 것이다. 자청의 경우 아트라상에서 시작한 사업이 이상한마케팅, 유튜브등을 거쳐 유명세를 얻었다. 그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누군가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것보다 백배천배는 쉽다. 사업을 하면서 얻은 경험과 리소스가, 그가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시스템을 만드는 시스템. 상상만해도 즐겁다. 내가 자청의 역행자를읽고 단박에 팬이 되어 초사고 글쓰기까지 작성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