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 / 2022. 6. 22. 01:58

[220622] 청담동의 헤어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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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자른 날

오늘은 머리를 자른 날이다. 머리를 어디서 자를지 계속 고민하다가 월요일을 통째로 날리고, 결국 미사역 준오헤어에서 잘랐다. 평강 디자이너라는 분한테 잘랐는데, 자르면서 프랜차이즈 헤어샵과 프로 미용사 양성 과정에 관해서 짧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미용사가 되려면

미용사들은 부푼꿈을 안고 청담에 온다. 청담 대부분의 미용실은 하나의 시스템을 공유하는데, 악명높은 8단계 시스템이다. 의사를 육성하는데 의대 6년과정과 유급 시험이 있다면, "진짜배기 청담출신"의 실력있는 미용사가 되려면 8단계 시스템을 통과해야한다.

 

1. 청담의 규모가 있는 헤어샵은 6개월마다 미용 시험을 치른다.
2. 유명한 원장들과 헤어디자이너들이 심사하는 이 시험은 응시자 20명 중 3명만이 통과하는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3. 시험에 통과하면 진급기회를 잃을 뿐더러, 2번이상 불합격시 퇴사를 해야한다.

 

퇴사를 한다고 해서 미용사를 영영못하거나 업계에서 퇴출당하는 것은 아니다. 헤어샵을 옮겨서 미용사로 일할 수 있고 (이 경우 직급이 2단계 낮게 시작한다고 한다), 자신의 매장을 오픈할 수 있다. 

 

 

 

내 머리를 잘라준 평강 디자이너는 한번도 떨어진 적 없이 8번의 시험을 통과한 엘리트중에 엘리트 디자이너이며 본인도 이 사실에 매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나는 전혀 몰랐지만, 준오헤어 하남 미사점의 원장 선생님도 업계에서 매우 유명한 분이라고 하신다. (유튜버 기우쌤의 스승이라고 한다) 처음 미용실을 예약할 때 준오헤어의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느껴졌지만, 청담동의 헤어 디자이너에게 머리를 맡긴다고 하니 또 그 가격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청담동 사람들

최소 4년간의 교육과정 8번의 시험, 선배 디자이너들의 가혹한 평가...  마치 의대 대학생활보다 빡세보이는 이런 미용사 육성과정은 미용의 메카 청담이기에 만들어진 독특한 시스템이 아닐까 생각한다. 

 

 

 

청담동을 방문하면 그 특유의 분위기에 기가 죽곤 한다. 화려한 옷차림, 훤칠한 외모와 큰키의 사람들, 외제차가 잔뜩보이는 거리에 매장들은 다른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프리미엄을 붙인다. 예술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자주 보이며 하나같이 굉장한 자부심과 프로페셔널리즘을 추구한다. 20~30대가 추구하는 '일반적인 부자의 삶'을 그대로 구현해놓은 지역 같은 느낌이다. 나 역시도 청담의 일부가 되고싶고, 청담동 사람들처럼 화려하게 보이는 삶을 살고 싶지만 내가 가진 능력과 자본은 그러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결론은 독서

과거의 나라면 청담동 이야기가 나올때면 좌절하고 주식투자로 대박을 내서 청담에 입성하는 상상을 하며 집으로 되돌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파마 작업이 다 끝나고 열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나는 책을 들었다. 그리고 [42가지 사건으로 보는 투기의 세계사]를 읽기 시작했다. 

 

결국 젊은 나이에 자수성가 하는 방법은 사업 또는 투자말고는 없다.

 

나의 목표는 [역행자]가 되어 30세에 경제적 자유를 이뤄내는 것이다. 책을 통해 지식을 얻고, 글을 쓰면서 뇌를 깨우고, 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중간중간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책이주는 경험을 바탕으로 나 역시 경제적 자유를 이루어내볼 것이다. 일단 미사도서관에서 빌린 [42가지 사건으로 보는 투기의 세계사]를 다 읽으면 부업으로 해볼 블로그에 관한 책을 읽어보기 시작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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