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리, 요즘 유튜브가 돈이 된다더라. 우리 회사 유튜브채널도 하나 만들어서 좀 키워봐. 주제는 OO으로 하고, 대충 이런 느낌으로 만들면 대박날꺼 같은데?"
어느날 팀장이 나에게 지시를 내렸다. 이게 도대체 무슨말인가. 유튜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한테 뜬금없이 채널을 개설하고 키워보라니. 뭐부터 해야될 지 모르겠다. 우리 팀장의 지시는 하나같이 이렇다. 죽을맛이다.
"그 블로그 광고하는 건 아직도 승인 안됐어? 잘좀해봐~!"
"자기계발은 잘 하고있어?? 하루에 2시간씩 책 읽고있지?"
"스마트 스토어 하나 열어봐! 우리도 스마트 스토어로 물건을 팔아야해"
"카카오톡 이모티콘 작업은 왜 아직 안했어? 얼른 해"
대충 'OO이 좋다더라' 하면 일단 지시사항에 넣고 보는 식이었다. 그렇게 해서 엎어진 프로젝트가 벌써 몇개인지 모르겠다. 마감 기한도 없다. 일이 너무 많으니 의욕도 나지 않는다. 세상에 저런 상사가 어디있냐고? 바로 여기있다.
당신도 무능한 팀장일지 모른다.
내가 목표를 세운다는 거는 나한테 일을 시킨다는 것과 동의어 잖아요? 근데 우리는 '썸네일 만드세요' 이렇게 안한다는 거죠. 그냥 '유튜브 시작하세요'라고 지시를 내리는거에요.
앞선 이야기는 신사임당님이 <그릿> 을 설명할때 사용한 예시이다. 누가봐도 무능한 팀장처럼 보이는 사람은 사실상 계획을 세우는 나 자신이었다.
두리뭉실한 목표는 의욕을 깎는다.
최근 나는 하루에 2개 이상의 목표를 지키기가 어려웠다. [초사고 글쓰기] 목표를 지키면 [프리미어 프로 공부하기] 목표를 지킬수가 없었다. 오늘의 목표하나를 이뤘다는 뿌듯함과 조금 쉬자는 생각에 미루다 결국 하루가 끝나곤 했다.
덕분에 초사고 글쓰기는 꾸준히 진행이 되었지만, 후순위로 밀린 유튜브를 좀처럼 시작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나의 의지나 실행력이 모자란 줄 알았다. 하지만 원인은 목표설정에 있었다. [초사고 글쓰기 24일차 업로드하기]에 비해서 [유튜브 대본만들기]나 [프리미어프로 진도나가기]는 너무 두리뭉실한 지시였던 것이다.
핵심은 결국 일을 쪼개는 것이다.
대학교에서 조별과제를 할때를 생각해보자. 제일 먼저 역할을 정한다. 발표, 자료조사 1, 자료조사 2, 피피티 작성으로 나눈 뒤, 각각에 인원을 배정한다. 다같이 '발표준비하자'하면 서로 떠넘기다 망하기 때문이다.
나한테 일을 시킬때도 마찬가지다. 일을 쪼개야 한다.
내 상황에 한번 적용해보자. [유튜브용 대본 만들기]로는 부족하다.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자료조사, 출처, 분량, 키워드, 이미지 조사 등 생초보도 할 수 있게끔 최대한 단순해질 때까지 쪼개야 한다.
- 무능한 지시 : 유튜브용 대본 만들기
- 유능한 지시 : 한국경제에서 오늘의 화제인 주식 찾기 → 네이버 주식을 통해 회사의 주력상품, 영업이익, 매출비중 조사 → 차트 그래프, 제품이미지, 기사 수집 → 화제가 된 이유 100자안으로 요약하기 → 설명 순서 정하기 → 2000자로 분량 조절하기
- 무능한 지시 : <캐시버타이징>읽기
- 유능한 지시 : Notion에 <캐시버타이징> 소비자의 17가지 심리 각각 한줄 요약하기
분해능력을 키우면 동기부여도 확실히 된다.
일을 세분화해서 잘 쪼개는 능력이다. 분해능력을 키우면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가늠하는 것도 쉬워진다.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시작을 하자마자 구독자를 보려한다. 하지만 구독자는 최종결과물이다.
구독을 하려면 사람들이 시청을 해야한다.
시청을 하려면 노출이 되어야한다.
결국 내 유튜브가 과거에 비해 성장했는지 알아보려면 얼마나 노출이 잘 되고있는지를 먼저 평가해야한다.
결론 : 결과는 한방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작은 항목하나하나가 쌓여서 만들어진다. 큰 목표를 세웠으면 분해능력을 기르자. 나에게 업무지시를 할때는 최대한 쪼개서 상세하게 해주자. 그래야 일할맛이 날테니까.